백내장 수술을 마치고 나면 주의사항 안내문을 받습니다. 눈 비비지 마라, 물 조심해라, 운전하지 마라, 무거운 것 들지 마라. 목록이 길어서 외우기도 어렵고,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싶어집니다. 그런데 이 긴 목록이 막으려는 사고는 사실 두 가지뿐입니다. 눈 속에 균이 들어가는 것, 그리고 아물고 있는 절개 부위가 자극받는 것. 이것만 이해하면 안내문을 외울 필요 없이 처음 보는 상황에서도 해도 되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조심하라고 할까
수술 자체는 생각보다 금방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거동은 수술 직후부터 가능하고, TV 시청이나 가벼운 일상생활은 보통 다음 날부터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멀쩡한데 뭘 그렇게 조심하나” 싶어지는 게 함정입니다.
그런데도 조심하라는 건, 드물지만 한번 생기면 시력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있어서입니다. 눈 속 감염, 의학 용어로 안내염입니다. 39개 연구에서 580만 건의 수술을 모아 분석한 결과 발생률은 0.092%, 대략 1,000건에 1건 꼴입니다1. 예방 항생제를 눈 안에 투여하는 병원에서는 0.05% 수준까지 낮아진다는 유럽 연구도 있습니다2. 드물지만, 일단 생기면 시력을 위협할 수 있어서 수술 후 관리의 사실상 전부가 이 낮은 확률을 지키는 데 맞춰져 있습니다. 주의사항이 번거롭게 느껴질 때 이게 감염을 막는 일이라는 걸 떠올리면 지킬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기간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병원과 눈 상태에 따라 세부 기간은 달라지므로, 최종 기준은 수술받은 병원의 안내입니다.
수술 당일에는 직접 운전을 하면 안 됩니다. 동공을 넓히는 산동제 때문에 초점이 맞지 않아서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보호자와 동행하세요. 눈은 절대 만지지 않습니다.
첫 1주는 물과 손을 눈에서 떼어놓는 기간입니다. 감염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라서 세안과 샤워 때 눈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합니다. 수돗물도 무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머리는 미용실처럼 뒤로 젖혀 감는 방식이 안전하고, 처방받은 안약은 정해진 횟수를 지킵니다. 잘 때 쓰는 보호용 안대는 무의식중에 눈을 비비는 것을 막아줍니다.
첫 2~4주는 압력과 충격을 피하는 기간입니다. 절개 부위가 아무는 중이라, 무거운 물건 들기나 격한 운동, 허리를 깊이 숙이는 자세처럼 복압과 혈압이 오르는 활동이 상처에 부담을 줍니다. 외출은 가능하지만 자외선과 먼지를 막아줄 선글라스나 보호안경이 도움이 됩니다. 수영장과 사우나는 물, 열, 균이 모두 있는 곳이라 이 기간에는 피합니다.
4~8주면 회복이 마무리됩니다3. 시력 개선은 며칠 안에 체감되는 경우가 많지만 눈이 완전히 안정되는 데는 이만큼 걸리고, 이 사이 정기 검진 일정이 잡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새 안경 처방도 보통 이 시기가 지나 도수가 안정된 뒤에 합니다.
병원에 바로 연락해야 하는 신호
앞의 수칙을 잘 지켜도 문제가 생길 수는 있습니다.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시력이 좋아지다가 다시 나빠지거나, 눈이 심하게 충혈되고 분비물이 늘면 다음 검진일을 기다리지 말고 바로 수술받은 병원에 연락하세요. 감염은 드물지만 빠를수록 결과가 다릅니다.
판단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새로운 상황을 만나면 두 가지만 따져보면 됩니다. 눈에 균이나 물이 닿는 일이면 첫 1주는 피합니다. 눈이나 몸에 압력과 충격을 주는 일이면 첫 한 달은 피합니다. 둘 다 아니면 대부분 해도 되는 일입니다.
다만 절개 방식, 렌즈 종류, 눈 상태에 따라 병원마다 안내가 달라지므로, 헷갈리는 상황은 수술받은 병원에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