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를 쓴다고 눈이 더 나빠지지는 않습니다. 미국안과학회는 안경을 종일 써도 눈이 약해지거나 눈이 안경에 물리적으로 더 의존하게 되지는 않는다고 답합니다1.
노안이 진행하는 이유는 안경이 아니라 수정체(눈 속에서 초점을 맞추는 투명한 렌즈)가 나이가 들면서 뻣뻣해지기 때문입니다23.
"돋보기 안경을 오래 착용하면 눈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까요?"
실제 질문 게시판에 오래 반복돼 온 물음입니다. 답변란도 갈립니다.
"장시간 쓰면 눈을 혹사시킨다"는 답과 "직접적인 의학적 근거는 없다"는 답이 나란히 달립니다.
그런데 왜 돋보기를 쓰고 나서 더 안 보이는 것 같을까요?
노안이 원래 계속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노안은 보통 40대 초반부터 근거리 시력저하로 느껴지기 시작합니다2. 그리고 60대까지 계속 진행합니다2.
돋보기를 쓰기 시작한 시점과 노안이 깊어지는 시점이 겹칩니다. 그래서 안경이 원인처럼 보입니다.
벗었을 때 유난히 흐린 것도 같은 착시를 만듭니다. 미국안과학회는 시야가 선명할 때 더 편하게 지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안경에 의존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1.
이 진행에는 끝이 있습니다. 60대에 이르면 조절력(가까운 것을 볼 때 초점을 당겨 맞추는 힘)이 거의 소실되고, 그 뒤로는 더 나빠지지 않습니다2.
참고 안 쓰면 눈이 덜 나빠지나요?
참는다고 노안 진행이 느려지지는 않습니다.
미국안과학회는 노안을 일으키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을 멈추거나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적습니다3. 진행 속도를 정하는 것은 안경 착용 여부가 아니라 수정체의 노화입니다23.
오히려 교정하지 않은 상태가 증상을 만듭니다. 미국안과학회는 노안을 교정하지 않으면 두통과 눈피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3.
질병관리청 자료도 같은 증상을 듭니다. 장시간 작업 후 흐려지는 느낌, 안피로, 두통입니다2.
안 쓰고 버티면 무엇을 잃나요?
노안을 교정하지 않으면 가까운 것을 보며 하는 일의 능률을 잃습니다.
인도 아삼에서 진행된 무작위 시험이 이것을 숫자로 보여 줍니다. 40세 이상 찻잎 수확 노동자 751명을 무작위로 나눠 절반에게만 근용 안경을 먼저 지급했습니다4.
안경 값은 배송을 포함해 1인당 10.20달러였습니다4. 배정 시점에 안경을 가진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4.
11주 뒤 하루 평균 수확량은 안경을 받은 쪽이 25.0kg에서 34.8kg으로 늘었습니다4. 안경을 받지 않은 쪽은 26.0kg에서 30.6kg으로 늘었습니다4.
두 군의 차이는 하루 5.25kg이었습니다4. 우연으로 보기 어려운 차이였습니다(p<0.0001)4.
상대 생산성으로는 21.7% 증가였습니다4. 나이가 많을수록, 그리고 안경을 잘 쓸수록 증가폭이 컸습니다4.
안 쓰고 버티는 동안 잃고 있던 것이 그만큼이었다는 뜻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근거리 시력 장애를 일으키는 주된 상태가 노안이며 그 수를 8억 2,600만 명으로 집계합니다5.
돋보기는 언제부터 쓰면 되나요?
돋보기는 정해진 나이가 아니라 가까운 것이 불편해질 때 쓰기 시작합니다.
질병관리청은 근점거리(눈이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가 25cm 이상으로 멀어지면 노안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2. 책이나 휴대전화를 점점 멀리 들게 되는 변화가 그 신호입니다2.
시작 시점은 원래 시력에 따라 다릅니다. 근시인 사람은 안경을 벗거나 도수를 낮춰 보상할 수 있어 노안을 늦게 느낍니다2.
원시인 사람은 반대입니다. 조절력 감퇴를 더 일찍 느낍니다2.
노안이 시작될 때 몸이 보내는 신호는 노안 증상 글에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안경점에서 파는 기성 돋보기를 그냥 사도 되나요?
기성 돋보기는 두 눈의 상태가 같은 사람에게는 쓸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미국안과학회는 기성 돋보기를 하나의 도수로 모두에게 맞추는 제품이라고 설명합니다6. 좌우 도수가 다르거나 근시나 난시가 있으면 기성 안경이 필요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적습니다6.
맞춤 안경이 더 하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처방 도수를 좌우 따로 넣고, 두 눈동자 사이의 거리를 반영합니다6.
이 거리가 왜 중요한지도 같은 자료에 나옵니다. 눈동자가 렌즈의 광학 중심에 정렬돼야 교정이 제대로 됩니다6.
돋보기를 썼는데 오히려 눈이 아프거나 어지럽다면 도수보다 이 정렬을 먼저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돋보기 하나로 컴퓨터 화면까지 보면 되나요?
단초점 돋보기는 한 거리에만 맞습니다.
질병관리청 자료는 단초점렌즈가 근거리용이어서 거리마다 안경이 따로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2. 책을 보는 거리와 컴퓨터 화면을 보는 거리가 다르면 한 안경으로 둘 다 편하기는 어렵습니다.
거리를 나눠 쓰기 싫다면 다른 렌즈가 있습니다. 이중초점렌즈는 하나의 안경으로 원거리와 근거리를 볼 수 있지만 중간거리가 선명하지 않습니다2.
누진다초점렌즈는 시선의 높낮이에 따라 여러 거리를 볼 수 있습니다2. 대신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2.
무엇을 고를지는 주로 어떤 거리에서 오래 일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돋보기 도수가 자꾸 올라가는데 정상인가요?
60대까지 도수가 올라가는 것은 노안의 정상적인 경로입니다2.
노안은 한 번 맞추고 끝나는 상태가 아닙니다. 조절력이 줄어드는 만큼 필요한 도수도 따라 올라갑니다2.
노안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변화도 있습니다. 미국안과학회는 백내장의 증상으로 흐린 시야, 한쪽 눈에서 겹쳐 보이는 상, 특히 밤에 마주 오는 헤드라이트에 대한 빛 민감, 밝은 색이 바래거나 누렇게 보이는 변화를 듭니다7.
돋보기를 새로 맞춰도 해결되지 않거나 한쪽 눈만 유독 흐리다면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노안과 백내장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는 백내장 초기증상 글에 정리돼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부터 하면 될까요?
안경을 고르기 전에 검사를 먼저 받습니다.
- 가까운 글씨가 불편해지면 미루지 말고 근거리 시력을 확인합니다.
- 좌우 도수 차이나 난시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있으면 기성품 대신 처방 안경으로 갑니다6.
- 주로 쓰는 거리를 정하고 그 거리에 맞춥니다2.
돋보기를 쓸지 말지는 이미 답이 난 질문입니다. 남는 질문은 어떤 도수를 어느 거리에 맞출지입니다.
안경으로 해결되지 않는 근거리 시력 문제라면 원인이 노안이 아닐 수 있습니다. 수술을 포함한 다른 선택지는 노안 수술 글에 정리돼 있습니다.
가까운 것이 잘 안 보이기 시작했다면 안과 전문의의 진찰로 원인과 도수를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 미국안과학회(AAO), Will My Vision Worsen if I Wear My Glasses All the Time?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노안
- 미국안과학회(AAO), What Is Presbyopia?
- Reddy PA 외, Effect of providing near glasses on productivity among rural Indian tea workers with presbyopia (PROSPER): a randomised trial. Lancet Glob Health 2018;6(9):e1019-27
- 세계보건기구(WHO), Blindness and vision impairment 팩트시트
- 미국안과학회(AAO), Tips for Choosing the Right Reading Glasses
- 미국안과학회(AAO), What Are Cataracts?
이 글은 질병관리청과 미국안과학회의 공개 자료, 무작위 임상시험과 세계보건기구 통계를 근거로 돋보기 착용에 관한 물음을 정리한 정보입니다. 개인의 도수와 눈 상태는 안과 전문의의 검사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