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은 뿌예진 수정체를 잘게 부수어 빨아낸 뒤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넣는 수술입니다1. 수정체를 감싼 얇은 주머니는 남겨 두고, 그 주머니 안에 새 렌즈를 앉힙니다14.

남겨 둔 이 주머니가 수술 뒤에 벌어지는 일의 상당 부분을 미리 정합니다. 몇 년 뒤 다시 뿌예지는 현상도, 그때 레이저를 한 번 쏘면 되는 이유도 여기서 나옵니다2.

"부모님이 백내장 수술을 앞두고 계십니다. 수술 과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마취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요. 수술 소요 시간은 어느 정도이며, 수술 당일 바로 귀가가 가능한지 알고 싶습니다."

실제 질문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입니다. 순서를 먼저 알고 나면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가 분명해집니다.

한국에서 이 수술은 얼마나 흔한가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하는 35개 주요수술 가운데 건수가 가장 많은 수술입니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24년 통계에서 백내장 수술은 66만 4,306건이었습니다3.

같은 통계의 35개 주요수술 전체가 205만 4,344건입니다3. 주요수술 세 건 중 한 건이 백내장 수술인 셈입니다3.

수술을 받은 사람은 44만 6,454명입니다3. 사람 수보다 건수가 1.5배 많으니, 상당수가 두 눈을 모두 받았다는 뜻입니다3.

나이별로는 65세에서 69세가 13만 7,24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3. 다만 40대도 적지 않아서 40세에서 49세 사이에 1만 3,210건이 있었습니다3.

수술을 받은 곳도 통계에 남아 있습니다. 인구 10만명당 수술건수 1,253.4건 가운데 955.1건이 의원에서 이뤄졌습니다3.

수술 전에는 무엇을 하나요?

눈을 재는 일부터 합니다. 미국안과학회는 인공수정체의 도수를 정하기 위해 수술 전에 눈을 계측한다고 설명합니다1.

인공수정체는 눈 안에 넣는 인공 렌즈입니다1. 필요한 도수가 눈마다 다르기 때문에 미리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1.

복용 중인 약도 확인합니다1. 일부 약은 수술 전에 잠시 중단하도록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1.

감염과 부종을 줄이는 점안약을 수술 전부터 시작하기도 합니다1. 수술 당일에는 고형식을 최소 6시간 전부터 금하도록 요청받을 수 있습니다1.

수술 중에 저는 깨어 있나요?

깨어 있습니다. 마취는 점안약으로 하거나 눈 주위에 주사로 하며, 긴장을 풀어 주는 약을 함께 주기도 합니다1.

미국안과학회는 환자가 수술 내내 깨어 있다고 적습니다1. 빛과 움직임은 보이지만, 의사가 눈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보이지는 않습니다1.

눈을 뜬 채로 받는 수술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들어가면 그 자리에서 당황할 수 있습니다. 미리 알고 가는 편이 낫습니다1.

백내장을 부순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혼탁해진 수정체 알맹이를 잘게 만들어 빨아낸다는 뜻입니다. 집도의는 현미경을 보면서 각막 가장자리 근처에 아주 작은 절개를 만듭니다1.

각막은 눈 앞쪽을 덮은 투명한 창입니다. 이 절개로 가는 기구를 넣어 백내장을 부수어 제거한 뒤 인공수정체를 자리에 넣습니다1.

절개는 대개 꿰매지 않습니다1. 스스로 닫히는 절개라서 시간이 지나며 아뭅니다1.

수술은 왜 수정체를 통째로 꺼내지 않나요?

인공수정체가 앉을 자리를 남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코크란 리뷰는 표준 수술의 순서를 세 단계로 적습니다4.

코크란은 여러 나라의 임상시험을 모아 근거의 수준까지 평가하는 국제 연구 단체입니다.

리뷰가 적은 순서는 이렇습니다. 수정체를 감싼 주머니의 앞면을 열고, 주머니 안의 혼탁한 내용물을 제거하고, 남은 주머니에 투명한 인공 렌즈를 넣습니다4.

이 주머니를 수정체낭이라고 부릅니다14. 그중 뒤쪽 면이 후낭이고, 인공수정체는 이 후낭에 얹혀 자리를 잡습니다1.

레이저로 하면 더 정확한가요?

지금까지 모인 연구로는 결과에 의미 있는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코크란 리뷰가 레이저를 쓰는 수술과 표준 초음파 수술을 비교한 무작위 배정 연구 42편을 모았습니다4.

무작위 배정은 어느 방법을 받을지를 제비뽑기처럼 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모인 대상이 성인 5,831명의 7,298안입니다4.

앞쪽 수정체낭이 찢어지는 사고는 두 방법 사이에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4. 수술 1,000건당 레이저 쪽이 1건 적은 정도였고, 그 범위는 4건 적음부터 3건 많음까지 걸쳐 있었습니다4.

뒤쪽 수정체낭 찢김은 레이저 쪽이 1,000건당 4건 적었습니다4. 이 두 결과 모두 근거의 확실성은 낮음으로 평가됐습니다4.

시력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수술 6개월 뒤 교정시력의 차이는 시력표 글자 한 개에 해당하는 정도였습니다4.

리뷰는 이 차이를 임상적으로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4.

42편 가운데 16편에서 저자들이 레이저 장비 제조사와의 재정적 관계를 신고했습니다4. 결과를 읽을 때 함께 봐야 하는 정보입니다4.

리뷰의 결론은 합병증과 시력과 삶의 질에서 두 방법의 차이가 거의 또는 전혀 없으리라는 것입니다4. 비용을 따진 두 편에서는 레이저 쪽의 비용효과가 낮았습니다4.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눈 상태와 병원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레이저를 권유받았다면 이 수치를 놓고 담당 의사에게 이유를 물어보는 것이 다음 단계입니다.

수술이 끝나면 바로 집에 가나요?

당일 귀가가 일반적입니다. 미국안과학회는 회복 구역에서 15분에서 30분 쉰 뒤 귀가한다고 안내합니다1.

국내 통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2024년 백내장 수술의 건당 입원일수는 1.1일이었습니다3.

수술한 눈에는 보호용 안대를 씌우기도 합니다1. 수술 뒤 며칠에서 몇 주 동안 지켜야 할 것은 백내장 수술 후 주의사항 글에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몇 년 뒤 다시 뿌예졌는데 백내장이 재발한 건가요?

재발이 아닙니다. 남겨 둔 후낭이 혼탁해진 것이고, 이것을 후발백내장이라고 부릅니다12.

미국안과학회는 수술 몇 주에서 몇 년 뒤 시야가 다시 뿌예질 수 있으며 드문 일이 아니라고 적습니다1. 인공수정체를 붙들고 있는 투명한 주머니가 흐려지는 것입니다1.

얼마나 흔할까요. 빈 의대에서 80명 160안을 대상으로 한쪽 눈에 한 종류, 반대쪽 눈에 다른 종류의 인공수정체를 넣고 3년을 지켜본 무작위 배정 연구가 있습니다5.

3년 시점에 레이저 시술을 받은 비율은 렌즈에 따라 11.4%와 18.6%였습니다5. 두 값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5.

이 시술을 YAG 레이저 후낭절개술이라고 합니다2. 진료실이나 외래 수술센터에서 약 5분이 걸리고, 백내장 수술을 받은 눈에 보통 한 번만 하면 됩니다2.

점안 마취를 하고 동공을 넓힌 뒤 혼탁해진 후낭에 레이저로 작은 구멍을 만듭니다2. 시야를 가리는 다른 문제가 없다면 약 48시간 안에 시야가 좋아집니다2.

이 시술에도 위험은 있습니다. 미국안과학회는 망막박리, 안압 상승, 인공수정체가 구멍으로 이동하는 것, 부종을 듭니다2.

감염은 얼마나 드문가요?

국내 자료로는 1,000건에 한 건이 되지 않습니다. 국민건강보험 표본 코호트 102만 5,340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백내장 수술 7만 719건 중 안내염은 49건이었습니다6.

안내염은 눈 속에 생기는 감염입니다. 이 자료에서 발생률은 0.069%였습니다6.

같은 기간 동안 이 수치가 내려갔습니다. 2002년에서 2005년 사이 0.103%였던 것이 2010년에서 2013년 사이 0.045%가 됐습니다6.

줄지 않은 집단이 하나 있습니다. 당뇨 환자에서는 0.128%였고 기간 내내 변화가 없었습니다6.

무엇이 이 위험을 낮추는지도 연구로 확인돼 있습니다. 9개국 24개 안과에서 1만 6,603명을 무작위로 배정한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 연구입니다7.

수술 끝에 눈 앞방으로 세프록심이라는 항생제를 넣지 않은 경우, 수술 후 안내염 위험이 4.92배였습니다7. 수술 중 합병증이 있었던 경우는 4.95배였습니다7.

수술로도 되돌릴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수정체가 아닌 곳에서 생긴 시력 저하입니다. 미국안과학회는 백내장 수술이 황반변성이나 녹내장이나 당뇨망막병증 때문에 생긴 시력 저하는 되돌리지 못한다고 못 박습니다1.

그래서 수술 전 검사에는 수정체만 보는 항목이 아닌 것들이 들어갑니다. 눈 안쪽 벽을 어떻게 보는지는 망막 검사 글에 정리돼 있습니다.

수술 자체의 위험 목록도 미리 들어 두면 좋습니다. 미국안과학회가 드는 것은 감염, 눈 속 출혈, 지속되는 부종, 망막 부종, 망막박리, 인공수정체의 위치 이탈, 진통제로 가라앉지 않는 통증, 흐린 시력, 달무리와 눈부심, 시력 상실입니다1.

수술을 앞두고 무엇을 확인하면 될까요?

물어볼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인공수정체의 도수를 어떤 검사로 쟀고 어떤 종류를 넣을 계획인지
  2. 마취를 점안으로 할지 눈 주위 주사로 할지
  3. 레이저를 쓰자는 제안을 받았다면 그 눈에서 그 방법을 고른 이유
  4. 수술 전 점안약을 언제부터 넣고 금식은 언제부터인지
  5. 당뇨가 있거나 망막에 다른 질환이 있는지, 있다면 수술 계획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6. 수술 뒤 첫 진료가 언제이고 어떤 증상이 있으면 바로 연락해야 하는지

언제 수술을 받을지는 백내장 수술 시기 글에, 비용이 갈리는 이유는 백내장 수술 비용 글에 있습니다. 어떤 렌즈를 넣을지 고민 중이라면 다초점렌즈 단점 글이 판단 재료가 됩니다.

수술 여부와 방식은 눈을 직접 확인한 안과 전문의와 상담해 정하면 됩니다.

출처

  1. 미국안과학회(AAO), Cataract Surgery: Risks, Recovery, Costs
  2. 미국안과학회(AAO), What Is a Posterior Capsulotomy?
  3. 국민건강보험공단, 2024 주요수술통계연보
  4. Narayan A 외, Laser-assisted cataract surgery versus standard ultrasound phacoemulsification cataract surgery.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023, Issue 6. CD010735.pub3
  5. Leydolt C 외, Posterior Capsule Opacification With Two Hydrophobic Acrylic Intraocular Lenses: 3-Year Results of a Randomized Trial. Am J Ophthalmol 2020;217:224-231
  6. Oh BL 외, Change in Nationwide Incidence of Post-Cataract Surgery Endophthalmitis: Korean Cohort Study from 2002 to 2013. Ocul Immunol Inflamm 2019;27(5):756-761
  7. ESCRS Endophthalmitis Study Group, Prophylaxis of postoperative endophthalmitis following cataract surgery. J Cataract Refract Surg 2007;33(6):978-988

이 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공식 통계와 미국안과학회 공개 자료, 국제 체계적 문헌고찰과 국내외 임상연구를 근거로 백내장 수술의 진행 과정을 설명하는 정보이며, 개인의 수술 계획에 대한 판단이 아닙니다. 수술 여부와 방법은 안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