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TV를 많이 봐서 비문증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질병관리청과 미국 국립눈연구소(NEI)가 안내하는 비문증의 원인과 위험 요인 목록 어디에도 화면 사용 시간은 없습니다12.

비문증의 진짜 원인은 눈을 쓴 양이 아니라 눈 속 유리체의 노화입니다1. 여기에 근시가 있으면 그 노화의 시계가 앞당겨집니다14.

"비문증 원인이 폰을 많이 해서 생기는건가요? 티비도 많이 봐서 생기는건가요?" 실제로 가장 흔하게 올라오는 질문인데, 생활습관을 자책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 공식 자료들의 답입니다.

비문증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요?

비문증의 원인은 유리체 액화라는 노화 현상입니다. 질병관리청은 나이가 들면 젤 형태의 유리체(눈 속을 채운 투명한 젤 조직) 일부가 수분과 섬유질로 분리되는 유리체 액화가 일어난다고 설명합니다1.

액화가 진행되면 젤 부분은 수축하고 섬유질은 뭉쳐서 밀도가 높아집니다1. 이렇게 뭉친 덩어리가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가로막아 망막(눈 뒤쪽의 필름 역할을 하는 신경막)에 그림자를 드리우는데, 그 그림자가 우리가 보는 날파리입니다2.

눈앞에 실제로 벌레나 먼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눈 안쪽의 구조 변화가 만드는 그림자입니다. 그래서 손으로 쫓아도 시선을 따라다닙니다3.

이 변화는 50세 이후에 흔해지고, 나이가 들수록 더 흔해집니다1. 액화가 더 진행되면 유리체가 망막에서 떨어지는 후유리체박리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 시기에 비문증이 갑자기 늘어나곤 합니다13.

스마트폰이나 TV는 정말 관계없나요?

스마트폰과 TV는 공식 원인 목록에 없습니다. NEI가 꼽는 비문증 위험 요인은 심한 근시, 당뇨병, 백내장 수술을 받은 병력입니다2.

질병관리청의 설명도 노화와 근시, 눈 속 염증이나 출혈 같은 눈 자체의 문제를 원인으로 들 뿐, 스마트폰이나 눈을 많이 쓰는 습관은 언급하지 않습니다1. 화면을 오래 보면 눈이 피로하고 건조해질 수는 있지만, 그것이 유리체를 뭉치게 해서 비문증을 만든다는 근거는 이 목록들에 없습니다.

아직 젊은데 왜 벌써 생겼나요?

젊은 나이의 비문증은 대부분 근시와 관련이 있습니다. 고도 근시가 있으면 유리체 액화와 유리체 박리 같은 변화가 남들보다 일찍 시작된다고 질병관리청은 안내합니다1.

고도근시(근시 도수 마이너스 8디옵터 이상) 환자의 눈 110안을 검사한 연구에서 후유리체박리가 78.2%에서 발견됐습니다. 근시가 약한 대조군에서는 31.1%였습니다4.

근시 도수가 높을수록 후유리체박리가 오는 나이도 이르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종합한 리뷰의 결론입니다5. 안경 도수가 높은 20~30대에게 비문증이 낯설지 않은 이유입니다.

참고로 후유리체박리 자체는 병이라기보다 나이가 들면 대부분 겪는 변화입니다. 80대에 이르면 대부분의 눈에서 일어납니다3.

왜 보였다 안 보였다 하나요?

비문증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것은 피로 때문이 아닙니다. 혼탁 덩어리는 유리체 안에 떠 있어서 위치와 모양이 계속 바뀌고, 시선을 움직이면 따라 움직입니다13.

덩어리가 시선 축에서 벗어나 있으면 안 보이고, 돌아오면 다시 보입니다. 질병관리청도 비문증은 한번 생기면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혼탁의 위치와 모양이 바뀌면서 호전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1.

배경도 영향을 줍니다. 흰 종이나 파란 하늘처럼 밝은 것을 볼 때 그림자가 더 선명해져 잘 보입니다2. 어두운 실내에서 안 보이던 날파리가 하늘을 보면 나타나는 것은 그 때문이지, 증상이 악화된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대체로 덜 거슬리게 됩니다. 혼탁이 점차 옅어지거나 가라앉고, 뇌도 적응하기 때문입니다3.

그냥 둬도 되는 비문증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새로 생긴 비문증이라면 한 번은 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유리체가 망막에서 떨어지는 과정에서 망막이 함께 당겨져 찢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증상이 있는 후유리체박리의 15%에서 망막열공(망막이 찢어진 것)이 발견됩니다3.

특히 다음 변화는 즉시 진료가 필요한 신호입니다12.

  1. 떠다니는 것의 개수가 갑자기 크게 늘었다.
  2. 번쩍이는 빛(광시증)이 함께 보인다.
  3. 시야의 한쪽이 커튼을 친 것처럼 가려진다.

이 신호들이 망막박리로 이어지는 과정과 대처는 망막박리 증상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검사에서 단순한 생리적 비문증으로 확인됐다면, 치료를 서두를 일이 아니라는 것이 공식 안내입니다. 치료 선택지와 "잊어버리기"가 처방인 이유는 비문증 치료 글에, 영양제의 근거 검증은 비문증 영양제 글에 정리돼 있습니다. 내 비문증이 어느 쪽인지는 안과 검진으로 확인하면 됩니다.

출처

  1. 비문증(날파리증),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2. Floaters, National Eye Institute (미국 국립눈연구소)
  3. Posterior Vitreous Detachment, EyeWiki (미국안과학회 운영)
  4. Ye J et al. Study on the posterior vitreous detachment in patients with high myopia. Zhongguo Yi Xue Ke Xue Yuan Xue Bao 1999;21(6):472-7
  5. Yonemoto J et al. Age of onset of posterior vitreous detachment. Curr Opin Ophthalmol 1996;7(3):73-6

이 글은 질병관리청과 NEI 등 공개 자료를 근거로 비문증의 원인을 설명하는 일반 정보입니다. 새로 생긴 비문증과 위험 신호의 감별은 안과 검진으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