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검사가 여러 개인 이유는 검사마다 보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안압계는 눈의 압력을, 시야검사는 손상의 범위를, 시신경 사진과 빛간섭단층촬영은 신경의 모양과 두께를 봅니다1.

미국안과학회는 안압만 확인하는 녹내장 선별검사로는 녹내장을 찾아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못 박습니다2. 녹내장을 확실히 진단하는 방법은 종합적인 눈 검사뿐이라는 것입니다2.

"1. 시야검사 2.망막검사 3.시신경 검사 4.각막 세포내피검사 5.FP 신경검사 기타 안압,시력검사등 이렇게 검사 다했는데... 이정도면 정확하게 한건가요?"

실제 질문 게시판의 이 사연처럼, 검사 목록을 받아 들고 나서 오히려 혼란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압만 재면 안 되나요?

안압검사 하나로는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의 대부분을 걸러내지 못합니다. 질병관리청은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의 70~80%가 안압이 정상인데도 생긴 정상안압녹내장이라고 적습니다1.

실측 자료가 이 구조를 보여 줍니다. 충청 남일면 40세 이상 주민 1,532명을 조사한 남일연구에서 원발개방각녹내장 유병률은 3.5%였습니다3.

그중 안압이 21mmHg 이하인 경우가 2.7%였습니다3. 안압이 22mmHg 이상인 경우는 0.8%였습니다3.

안압의 정상범위는 일반적으로 10에서 21mmHg입니다1. 안압만 재고 끝냈다면 이 2.7%는 이상 없음으로 넘어갔을 사람들입니다13.

그렇다고 안압검사가 덜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질병관리청은 안압이 녹내장의 발생과 진행에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므로 반드시 측정해야 한다고 적습니다1.

첫 진료뿐 아니라 경과를 볼 때도 매번 필요한 검사입니다1.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하는데도 녹내장이 진행하는 경우에는 하루 동안의 안압 변화를 연속으로 재기도 합니다1.

시력이 1.0인데 왜 검사를 받으라고 하나요?

녹내장은 시력이 좋은 상태에서도 진행합니다. 손상이 주변 시야부터 시작되고 중심 시야는 말기까지 비교적 잘 보존되기 때문입니다1.

시력표를 읽는 것은 중심 시야가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시력이 1.0이라는 사실은 녹내장이 없다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1.

질병관리청이 녹내장을 '소리 없는 실명'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1. 원발개방각녹내장과 정상안압녹내장은 서서히 진행해 초기에 환자가 거의 자각하지 못합니다1.

두 눈에 동시에 생기는 경우가 흔한 것도 자각을 늦춥니다1. 한쪽 눈의 손상이 심해도 다른 눈이 보완해 주기 때문입니다1.

증상이 왜 이렇게 늦게 나타나는지는 녹내장 초기 증상 글에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검사는 각각 무엇을 보나요?

검사마다 눈의 다른 부분을 확인합니다. 질병관리청이 정리한 녹내장 검사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1.

검사 무엇을 보는가
문진 과거병력, 복용 중인 약물, 가족력, 전신증상, 생활습관1
안압검사 눈 안쪽의 압력. 필요하면 하루 동안의 변화까지1
전안부검사 세극등현미경으로 각막과 홍채의 모양, 전방각의 깊이. 전방각경검사로 배출 통로 상태1
시신경검사 검안경으로 직접 보거나 시신경유두 사진을 찍어 손상의 모양과 정도1
시야검사 손상된 시야의 범위와 심한 정도1
망막신경섬유층촬영 시신경유두를 향해 뻗은 신경섬유층의 음영이 사라졌는지1
빛간섭단층촬영(OCT) 망막신경섬유층의 두께를 숫자로1
각막두께측정 안압 수치가 정확한지, 보정이 필요한지1

세극등현미경은 눈을 현미경으로 확대해 앞쪽 구조를 들여다보는 기본 검사입니다1. 시신경유두는 시신경이 눈 안쪽에서 시작되는 자리로, 안저 사진에 동그랗게 보이는 부분입니다.

전방각은 방수가 눈 밖으로 빠져나가는 배출 통로가 있는 곳입니다1. 방수는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안구 속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투명한 액체입니다1.

망막신경섬유는 망막이 받은 빛 정보를 전기 신호로 바꿔 시신경으로 보내는 통로입니다1. 녹내장에서는 이 층이 손상되고 소실되며, 그 자리는 빛이 도달해도 뇌까지 전달되지 않아 시야에 결손이 생깁니다1.

빛간섭단층촬영은 빛으로 눈의 단면 영상을 얻는 검사이고, 질병관리청은 이를 일종의 눈 CT에 해당한다고 설명합니다1. 재현성이 높고 객관적인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검사의 장점으로 꼽힙니다1.

각막두께를 재는 이유는 안압 수치 자체를 검증하기 위해서입니다1. 남일연구에서는 녹내장이 있는 눈과 없는 눈의 평균 각막두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3.

폐쇄각녹내장이 의심되면 검사가 하나 더 붙습니다. 초음파생체현미경과 전안부 빛간섭단층촬영은 눈 앞쪽 구조를 정밀하게 평가하며 특히 폐쇄각녹내장 진단에 유용합니다1.

시야검사 하나로 확진이 되나요?

시야검사만으로 녹내장이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남일연구가 진단을 내린 방법이 그 답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이 연구는 시신경유두 모양, 망막신경섬유층 양상, 시야검사 결과, 그 밖의 안소견을 종합해 녹내장으로 판정했습니다3. 항목 하나가 아니라 넷을 함께 놓고 본 것입니다.

시야검사가 덜 중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질병관리청은 시야검사를 녹내장의 진행 정도를 확인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검사라고 적습니다1.

역할이 다를 뿐입니다. 시야검사는 손상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재고, 시신경 사진과 빛간섭단층촬영은 신경이 어떻게 생겼고 얼마나 얇아졌는지를 봅니다1.

받은 검사가 충분한지는 결과지를 함께 보는 담당 의사가 판단할 몫입니다. 검사 항목이 각각 무엇을 보는지 알아 두면 그 설명을 훨씬 잘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녹내장 검사를 받으면 백내장도 확인되나요?

녹내장 검사와 백내장 검사는 목적이 다릅니다. 녹내장 검사의 전안부검사는 각막과 홍채의 모양, 전방각의 깊이를 보고 전방에 염증이 있는지 확인해 속발성녹내장을 감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1.

속발성녹내장은 다른 눈 질환이나 전신 질환 때문에 안압이 올라가 생기는 녹내장입니다1. 진행된 백내장도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1.

그래서 진행된 백내장이 있는지는 녹내장 진료 과정에서도 확인 대상이 됩니다1. 다만 백내장의 정도를 평가하는 것은 목적이 다른 검사이므로, 함께 보고 싶다면 진료 때 그렇게 말해 두는 편이 확실합니다.

검사가 끝나고 눈이 부시고 흐린 건 왜 그런가요?

동공을 넓히는 산동제를 넣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국립눈연구소는 동공을 넓히면 눈 안으로 빛이 더 들어와 의사가 눈 속을 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합니다4.

어두운 방의 문을 열면 빛이 들어오는 것과 같다고 이 기관은 설명합니다4. 시신경과 망막을 보려면 이 과정이 필요합니다4.

검사 후 몇 시간 동안은 시야가 흐리고 빛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4. 그래서 선글라스를 챙기고 귀가 운전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라고 권합니다4.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거나 눈 통증이 함께 있다면 검사를 받은 병원에 연락하는 편이 좋습니다. 녹내장 검사 대부분은 통증 없이 진행되지만, 소요 시간과 절차는 병원마다 조금씩 다릅니다1.

CT나 MRI를 찍자고 하면 무슨 뜻인가요?

녹내장이 아닌 다른 시신경질환을 감별하려는 것입니다. 질병관리청은 일부 환자에서 안와 컴퓨터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을 시행한다고 적습니다1.

대상도 정해져 있습니다. 65세에서 70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환자, 시야 손상이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 시야결손이나 시신경 손상 양상이 전형적인 녹내장과 다른 경우입니다1.

시신경이나 뇌신경 질환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검사입니다1. 병이 더 나빠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일은 아니고, 다른 가능성을 지우는 절차로 보면 됩니다1.

검사는 누가 언제부터 받아야 하나요?

질병관리청은 녹내장에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이 없으며 조기 검진으로 빨리 발견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리 방법이라고 적습니다1.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1.

정기 검사가 필요한 경우로 포털이 든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1.

  1. 안압이 높다고 들은 적이 있는 경우
  2. 40세 이상
  3.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는 경우
  4. 당뇨병, 저혈압, 심혈관질환 등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
  5. 근시나 원시, 당뇨망막병증 등 안과 질환이 있는 경우
  6. 스테로이드 약물을 쓰거나 눈을 다친 적이 있는 경우

무엇 때문에 녹내장이 생기는지는 녹내장 원인 글에, 진단 이후의 치료 순서는 녹내장 치료 글에 정리돼 있습니다.

위 항목에 해당하면서 아직 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안과에서 상담해 보는 것이 다음 단계입니다. 어떤 검사를 어떤 간격으로 받을지는 눈 상태를 확인한 담당 의사와 정하면 됩니다1.

출처

  1.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녹내장
  2. 미국안과학회(AAO), Glaucoma Diagnosis
  3. Kim CS 외, Prevalence of primary open-angle glaucoma in central South Korea: the Namil study. Ophthalmology 2011;118(6):1024-1030
  4. 미국 국립눈연구소(NEI), Get a Dilated Eye Exam

이 글은 질병관리청과 미국 보건당국 공식 자료, 국내 인구기반 역학연구를 근거로 녹내장 검사의 구조를 설명하는 정보이며, 개인의 검사 결과에 대한 해석이 아닙니다. 결과 판독과 검사 계획은 안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