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약(색을 구별하는 눈의 원뿔세포 하나가 정상과 다르게 반응해 특정 색 구분이 약한 상태)을 제한하는 직업 규정은 대부분 색약이 있느냐가 아니라 정도로 갈립니다[1]. 질병관리청이 정리한 2023년 3월 기준으로 경찰은 약도 색각이상을 제외하고, 소방은 색맹 또는 적색약이 아니어야 하며, 항공은 정상 색각이어야 하고, 철도 운전은 허용되지 않고, 운전면허는 삼색등 검사를 통과하면 됩니다[1].
그런데 신체검사나 인터넷의 숫자 그림은 색약을 걸러내는 선별검사일 뿐 정도를 가리지 못합니다[1]. 정도는 안과에서 색 배열 검사와 색각경 검사로 판정합니다[1].
지식iN에는 이런 질문이 올라옵니다.
"제가 신검에서 색약을 받았는데 안과에서 검사 후 색각 정상 판정을 받았습니다."
색약과 색맹은 어떻게 다른가요?
색약은 세 종류의 원뿔세포가 모두 있지만 그중 하나의 반응이 정상과 다른 상태이고, 색맹은 원뿔세포 한 종류가 아예 없는 상태입니다[1]. 망막에는 빨강, 초록, 파랑에 반응하는 원뿔세포가 있고, 뇌는 이 셋의 반응 비율로 색을 구별합니다[1][8].
질병관리청은 색맹이라는 말을 조심해서 쓰라고 적습니다[1]. 색각이상자 대부분은 색을 전혀 못 보는 것이 아니라 구별 능력이 떨어진 것이므로, 아주 드문 단색형(색을 전혀 구별 못 하는 형태) 외에는 색맹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 편이 좋다는 것입니다[1].
흔히 말하는 적록색약은 두 가지를 합쳐 부르는 말입니다[1]. 빨강 원뿔세포의 이상(적색약과 적색맹)과 초록 원뿔세포의 이상(녹색약과 녹색맹)이며, 둘이 동시에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1].
가장 심한 형태 외에는 시력에 영향이 없습니다[8]. 양쪽 눈에 같은 정도로 나타나고 평생 안정적입니다[8].
얼마나 흔한가요?
국내 남성의 약 5.9%, 여성의 약 0.4%가 색각이상입니다[1][3]. 남성 17명 중 1명꼴입니다[1].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19세에서 49세 2,686명을 안과 전문의가 검사한 결과도 있습니다[2]. 남성 6.5%, 여성 1.1%였고, 초록 계열 이상(2.5%)이 빨강 계열(0.4%)보다 6배 많았습니다[2].
서양 남성은 약 8%로 더 흔합니다[1][4]. 중국계와 일본계 남성은 4%에서 6.5%로, 한국과 비슷합니다[4].
21개국의 어린이와 청소년 170만 명을 모은 2025년 분석에서는 남자 4.38%, 여자 0.64%였습니다[5]. 여기서도 초록 계열이 가장 많았습니다[5].
유전인가요, 후천적으로도 생기나요?
적록 계열 색각이상은 X염색체로 유전됩니다[1]. 남자는 X염색체가 하나라 증상이 나타나고, 여자는 보인자(유전자는 있으나 증상이 없는 사람)가 됩니다[1].
아버지가 색각이상이면 아들은 모두 정상이고 딸은 모두 보인자입니다[1]. 어머니가 보인자이고 아버지가 정상이면 아들이 색각이상일 확률은 임신마다 50%입니다[1].
후천성 색각이상은 전체의 1% 미만입니다[1]. 시신경염,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결핵약, 뇌질환이 원인이고, 선천성과 달리 파랑 계열 이상이 많습니다[1].
그래서 색 지각이 새로 변하면 안과 진료가 필요합니다[8]. 미국안과학회는 색 지각의 뚜렷한 변화가 더 심각한 병의 신호일 수 있다고 적습니다[8].
색약의 정도는 어떤 검사로 가리나요?
색각 검사는 목적에 따라 네 층으로 나뉩니다[1]. 선별검사, 정도 판정 검사, 진단 확정 검사, 직업 적성 검사입니다[1].
| 층 | 검사 | 무엇을 아는가 |
|---|---|---|
| 선별 | 이시하라 검사(색점 속 숫자 읽기), H-R-R 검사(동그라미, 세모, 가위 찾기) | 색각이상이 있는지[1] |
| 정도 판정 | FM 100 검사(색패 85개 배열), 패널 D-15 검사(색패 15개 배열) | 빨강, 초록, 파랑 중 어느 계열인지와 정도[1] |
| 진단 확정 | 색각경 검사(두 색을 섞어 기준색과 맞추는 검사) | 선천성 색각이상의 진단과 분류, 정도 판정의 표준[1] |
| 직업 적성 | 색등검사(신호등처럼 색 불빛을 식별) | 철도, 선박, 항공 업무의 신호 식별 능력[1] |
신체검사와 인터넷 그림은 첫 층인 선별검사입니다[1]. 대부분의 색각이상자를 쉽게 찾아내는 우수한 검사지만, 어느 계열인지와 얼마나 심한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1].
정도는 색 배열 검사로 판정합니다[1]. 색패를 색 순서대로 늘어놓게 해서, 인접하지 않은 색을 인접하게 놓을수록 오류값이 커지는 방식입니다[1].
색각경 검사는 모든 색각 검사의 표준입니다[1]. 다만 검사자가 숙련돼야 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장비가 비싸서 실제 사용은 제한적입니다[1].
지식iN 질문처럼 신검에서 색약이 나왔는데 안과에서 정상이 나오는 일은 검사 층이 다를 때 생깁니다[1]. 그러니 규정을 읽기 전에 안과에서 어느 계열의 어느 정도인지부터 확인하는 순서가 맞습니다[1].
색약이면 어떤 직업이나 면허가 막히나요?
색약을 제한하는 규정은 분야마다 다르고, 대부분 정도로 갈립니다[1]. 질병관리청이 2023년 3월 기준으로 정리한 국내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1].
| 분야 | 기준 (2023년 3월 기준) |
|---|---|
| 항공 관련 모든 직종 | 정상 색각이어야 함, 정도가 미미해도 허용 안 됨[1] |
| 해운 (선원법과 대부분 해운회사) | 색각이상 정도가 강도가 아닐 것, 약도 허용[1] |
| 철도 운전 | 철도안전법상 색각이상 허용 안 됨[1] |
| 소방 (의무소방원 기준) | 색맹 또는 적색약이 아닐 것, 녹색약은 허용[1] |
| 경찰공무원 | 약도 색각이상을 제외한 색각이상이 아닐 것 (2008년 개정)[1] |
| 일반 공무원 |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있는 경우만 제한[1] |
| 운전면허 | 삼색등 검사로 신호등 삼색을 구분하면 취득 가능[1] |
| 대학 | 항공대 항공운항과 불합격, 경찰대 약도 가능, 육사 규정 없음, 해사 색약 가능하나 함정과 항공 병과 불가, 공사 불합격[1] |
질병관리청은 관련 규정이 변경될 수 있으므로 지원 전에 해당 기관의 최신 모집요강과 법령을 확인하라고 적습니다[1]. 이 표도 그 정리를 옮긴 것이므로 지원하는 기관의 현행 기준이 우선입니다[1].
규정은 완화되는 방향으로 바뀌어 왔습니다[1]. 경찰은 색약을 포함한 색맹 불가에서 약도 허용으로, 해운은 색맹 불가에서 약도 허용으로 바뀌었고, 운전면허는 삼색등 구분으로 완화됐습니다[1].
색약 안경을 쓰면 검사를 통과하거나 색이 제대로 보이나요?
색약 안경은 색의 밝기 차이를 키워 구분을 돕는 것이지, 색을 구별하는 능력 자체를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1][6]. 질병관리청은 착색 렌즈가 인접한 두 색을 한쪽은 밝게 한쪽은 어둡게 만들어 명암 차이를 키우는 방식이라, 실제 색 인식 능력은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고 적습니다[1].
시판 색약 안경을 검증한 연구도 같은 결론입니다[6]. 인식, 배열, 변별 세 종류의 색각 검사를 안경 착용 전후로 비교한 결과, 안경은 지각되는 색을 바꾸긴 했지만 검사 결과를 개선하지도 정상에 가까운 색각을 주지도 않았습니다[6].
여러 상용 필터를 계산으로 검증한 2020년 연구에서는 어떤 필터도 이시하라 검사와 FM 100 검사를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7]. 연구진은 색 필터가 색각이상자에게 정상인과 비슷한 지각을 주지 않는다고 결론냈습니다[7].
미국안과학회는 선천성 색각이상에 치료법이 없다고 적으면서, 특수 안경과 렌즈가 도움이 될 수는 있다고 덧붙입니다[8]. 도움의 범위는 특정 색의 구분이 업무에 꼭 필요한 경우로 한정되며, 질병관리청은 안과 전문의와 상담한 뒤 신중히 결정하라고 적습니다[1].
즉 색약 안경으로 검사를 통과할 수는 없고, 생활에서 특정 색의 구분을 돕는 용도로만 씁니다[1][6][7]. 어느 계열의 어느 정도인지 검사한 뒤 안과 전문의와 필요를 상의하는 것이 맞습니다[1].
색이 바래 보이거나 새로 달라 보이는 변화는 선천 색약과 다른 문제입니다[1][8]. 그 경우 황반변성 증상 글과 당뇨망막병증 글에서 다룬 망막 질환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색각이상(색맹).
- Kim H, Ng JS. Prevalence of Color Vision Deficiency in an Adult Population in South Korea. Optometry and Vision Science. 2019;96(11):866-873.
- Kim HB, Lee SY, Choe JK, Lee JH, Ahn BH. The incidence of congenital color deficiency among Koreans.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1989;4(3):117-120.
- Birch J. Worldwide prevalence of red-green color deficiency. Journal of the Optical Society of America A. 2012;29(3):313-320.
- Jeong YD, Cho J, Son Y, et al. Global Prevalence of Congenital Color Vision Deficiency among Children and Adolescents, 1932-2022. Ophthalmology. 2025;132(12):1431-1444.
- Gómez-Robledo L, Valero EM, Huertas R, Martínez-Domingo MA, Hernández-Andrés J. Do EnChroma glasses improve color vision for colorblind subjects? Optics Express. 2018;26(22):28693-28703.
- Martínez-Domingo MÁ, Valero EM, Gómez-Robledo L, Huertas R, Hernández-Andrés J. Spectral Filter Selection for Increasing Chromatic Diversity in CVD Subjects. Sensors. 2020;20(7):2023.
-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 What Is Color Blindness? (2026-07-02).